박윤선 주석, 로마서 13장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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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롬 13;1

 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굴복하라 - 여기 "각 사람"이란 말은 헬라 원어로
파사 프쉬케(*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)이다.  이것은, "각 영혼"이란 뜻인데, 사람이 정
권에 복종하되 외식으로 할 것이 아니고 인격의 중심이 되는 영혼에서부터 진실히  하
라는 뜻을 말한다.  그 뿐 아니라 이것은, 영혼 있는자는 누구든지, 정권에  복종하는
것이 마땅하다는 보편적 원리(普遍的原理)를 보여준다.  이 교훈은, 정부의 명령이 어
떠한 것이든지 무제한적으로 그것을 복종해야 된다는 것인가?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
를, "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,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"(마  22;21)고  하셨
다.  곧, 정부가 가이사의 것(국민의 의무)을 요구할 때에 한하여, 기독 신자로서  순
종하라는 의미이다.  "하나님의 것"은 무엇인가?  그것은, 하나님에게만 드리는  경배
이다.  (1) 경배는 하나님에게만 드리는 것이니, 정부가 경배를 원할 때에 우리가  거
절할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.  (2) 그 뿐 아니라, 성경에 위반되는 정부의 명령도  신
자가 복종하지 말 것이다.  그 이유는, 성경은 만왕의 왕의 말씀이기 때문이다.  사도
들은 말하기를, "사람보다 하나님을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니라"(행  5:29)고  하였다.  
기독 신자는 마땅히 국가에 대하여 국민의 자격으로(교회의 이름으로 말고)  협력하며
일해야 된다.  웨스트민스터 신도 게요서(the 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 1647)
는 장로교의 기본 신경(基本信經)인데, 다음과 같이 말한다.  "세계의 지존하신  주시
요 왕이신 하나님은 국민을 다스리는 자들을 자기 수하에 두셨나니, 이는 자기의 영광
과 고중의 유익을 위한 것이다.  이 목적을 위하여, 그는 권세와 도검(刀劍)을 주시며
선행하는 자들을 장려하게 하시고, 악행하는 자들을 벌하게 하신다.  그러므로 신자들
은 관청에 소환될 때에 거기 응하여 봉사할 수 있다.  그 때에 그는 마땅히 적당한 국
법에 의하여 경건과 정의와 평화를 유지하려고 힘써야 한다.  그러므로  그런  진정한
목적을 위하여는, 필요한 경우에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"라고 하였다.
   권세는 하나님께로 나지 않음이 없나니 - 단 2:21에, "그는 때와 기한을  변하시며
왕들을 폐하시고 왕들을 세우시며"라고 하였고, 단 4:25에는, "지극히 높으신 자가 인
간 나라를 다스리시며 자기의 뜻대로 그것을 누구에게든지 주시는 줄을 아시리이다"라
고 하였고, 사 10:5-6에는, "화 있을진저 앗수르 사람이여 그는 나의 진노의 막대기요
그 손의 몽둥이는 나의 분한이라 내가 그를 보내어 한 나라를 치게 하며"라고 하였다.  
이것을 보면, 모든 정권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것이 확실하다.

 

 롬 13:2

  권세를 거스리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림이니 - 이것은, 권세에 대한  무조건적
순종, 혹은 무제한적 순종을 지시하는 말씀이 아니다.  예수님도 헤롯에게서  퇴거(退
去) 명령을 받았으나 그를 여우라 하시고, 그 영토에 체재하며 역사하셨다(눅 13:32).  
우리는, 특별히 종교 관계에 있어서, 불의한 정권의 명령을 순종할 수 없다.  사도 바
울은, 선을 장려하는 권세를 전제(前提)하고 이 말씀을 한 것이 분명하다(3절).  권세
에 대한 무조건적 순종을 가르친 그릇된 주장이, 역사상에 나타났다.  서양(西洋)에는
왕권 신수설(王權神授設=Divine right of kings)이 있었다.  이것은, 17세기에 영국사
람 로버트 필머(Sir Robert Filmer)가 주장한  바요,  스투아드(Stuard),  요한  낙스
(John Knox)등이 이를 반대하였다.  완권 신수설의 원리는, 그 문구의 뜻으로  보아서
정당하나 그 채용 역사(採用歷史)로 보아서 성경을 오해하고 나온 독재주의이다.   선
지자와 사도들도, 정권을 비판적 처지에서 대하였다.  호세아는 하나님께 불충하는 왕
권을 악하게 보았고(호 13:12), 사도 요한은 적그리스도 왕을 짐승이라 하고, 그 왕에
게 대하여 성도가 굴종하지 않음을 의롭게 보았다(계 13:7-8).  동양(東洋)에  있어서
왕권 세습주의(世襲主義)를 신성시(神聖視)하였고, 그 주의를 따르는  신민(臣民)만을
충신으로 여겼다.  그러나 동양에도 본래 민주주의가 있었다.  예를 들면, 상(商)  나
라의 악한 임금 주(紂)를 무왕(武王)이 토벌한 것은 민주주의 원리로 나온 것이고  사
욕을 위한 반역이 아니었다.  주(紂)가 극악했음으로, 민심이 전혀 떠나서 무왕에게로
돌아왔다.  동양사(東洋史)에 말하기를, "제후(地方官史)들이  800명이나  자발적으로
모여 다 말하기를, 주 임금은 쳐야된다"고 하였다.  동양의 세습주의(世襲主義)는  후
대의 타락된 정치 원리이다.  동양의 황금 시대는 요순시대인데, 요(堯)는 그  위(位)
를 불초한 아들 단주(丹朱)에게 주지 않고 순(舜)에게 주었다.  그리고  순(舜)도  그
아들 상균(商均)이 불초하므로 우(禹)를 세워 왕위를 계승케 한 것이었다.  이렇게 하
나님의 자연 계시(自然啓示)도, 성경의 원리를 따라서 정권에 대한 맹목적 순종을  반
대한다.

 

 롬 13:3,4

  관원들은 선한 일에 대하여 두려움이 되지 않고 악한 일에 대하여 되나니 - 이  말
씀은, 복종의 대상이 되는 정권의 성격을 밝혀 준다.  우리가 복종할 만한 정권은, 그
원칙에 있어서 악을 방지하고 선을 장려하기 위하여, 보복을 정당하게 실시하는  정권
이다.
   하나님의 사자 - 관원들을 "하나님의 사자"라고 한 이유는, 하나님께서 그들을  세
워서 현재의 문화와 질서를 보존시키기 때문이다.  루터(Luther)는, 폭군(暴君)의  정
치도 폭도의 무법 행위보다는 낫다는 의미로 말하였다.

   

 롬 13:5-7

   노를 인하여만 할 것이 아니요 또한 양심을 인하여 할 것이라 - 곧, 우리가 국가의
명령을 순종하는 동기가 정권 잡은 자의 노를 면하려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고,  우리
의 양심에 그것이 옳은 줄 알고 진실히 실행하려는데 있다.  국가의 명령이  하나님을
모독하는 것이 아닌 한, 신자들은 그것을 하나님의 내신 제도인 줄 알고 관원(官員)의
감시가 있든지 없든지 성의 있게 복종해야 한다.
   공세 - 이것은 인구세(人口稅)를 의미한다.  국민으로서는, 그 나라의 유지비(維持
費)라고 할 수 있는 세금을 잘 바쳐야 된다.
   국세 - 이것은, 관세(關稅)나 기타 행정비(行政費)를 위하여 받는 세금이다.

 

 롬 13:8

   피차 사랑  - 이것은 헬라 원어로  토 아가판 알렐루스니, "서로 사랑함"을 의미한
다.  이것은 우선 신자들끼리의 사랑을 가리켜 말하나, 역시 그 밖의 사람들을 제외하
는  것은  아니다.  사랑은 언제나 서로 협동해야 풍성해진다.  일방에서만 나오는 사
랑은, 고독하여 끊기기 쉽고 열매를 적게 맺는다.  우리는, 다른 사람에게서 무조건적
사랑을  받으려고 기대해서는 안된다.  우리는, 다른 사람에게서 오는 작은 사랑이라도
고맙게  여겨서 그것을 보답해야 된다.  그리 할 때에 그 사랑이 힘을 얻어 더욱 풍성
해진다.
  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- 이것은, 사랑에  대하여는,
우리가 무한 책임(無限責任)을 져야 된다는 것이다.  기독 신자에게는, 사랑의 책임을
완전히 이루었다고 할 시간이 언제나 오지 않는다.  신자는, 그 원수에게 대해서도 사
랑의 책임을 지고 있다.  그는, 그가 전에 극력(極力) 사랑해 준 사람에게도 계속하여
사랑의 책임을 지고 있다.
   남을  사랑하는  자는  율법을  다  이루었느니라  -  여기  "남을  사랑하는  자"           
    
란 말은, 현재 분사(現在分詞)로 된 명사이다.  이것은, 사랑의 행동을 몇 번만 실행한
자가 아니고 계속하여 사랑의 생활을 하는 자를 가리킨다.

 

 롬 13:9

  간음하지 말라, 살인하지 말라, 도적질하지 말라, 탐내지 말라 한 것과 그 외에 다
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그 말씀 가운데 다 들
었느니라 - 여기 관설된 계명들은, 모두 사람이 사람에게 대한 것이고 하나님에게  대
한 것이 아니다.  그러나 이것들은, (1)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참으로 지킬 수 있
다.  우리가 사람을 사랑할 때에도, 하나님을 순종하는 동기(곧,  하나님을  사랑하는
동기)로 해야 된다.  그 이유는, 하나님께서 사람을 사랑하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이다.  
그리고 (2) 이 계명들이 아무리 복잡해도 신자가 사랑하는 동기로 그것들을 실행하면,
그 실행이 기쁘고 또 어렵지도 않다.  그 이유는, 사랑은 수고를 수고로 여기지  않는
까닭이다.

 

 롬 13:10

  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치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- 니즈
렌(Nygren)은 런덴시안(Lundensian)학파의 사람으로서, "사랑은 율법의 완성"이란  말
을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.  곧, "사랑이 있는 곳에 율법의 계명들이 있을  자리가  없
다"는 것이다. 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해석이다.  여기 바울이 말한 "율법의  완성"이
란 말은, 적극적 의미를 가진다.  곧, 율법이 사랑으로 말미암아 제외(除外)된다는 것
이 아니고 도리어 성취된다는 것이다.

 

 롬 13:11

  이 귀절부터는, 신자들이 영적으로 경성(警醒)해야 할 것을 가르친다.  그들이  경
성해야 될 이유는, 내세가 가까와 오기 때문이다.  내세에 소망을 두는 자는 그  대망
심(待望心)이 간절하기 때문에, 시간이 갈수록 구원이 접근해 오는  느낌을  가지면서
영적으로 경성한다.  헬라 원문에는, 이 귀절 첫 머리에 "또한 너희가  이것(8-10절에
말한 사랑)을 더욱 행해야 될 것은"(*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)란 말이 있는데, 우리  한
역에는 그 말이 빠졌다.
   이 시기를 알거니와 - 여기 "시기"(*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)란 말은 "그  시기"라
고 번역해야 된다.  그 시기는 주님의 재림 시기(時期)이다.  
   자다가 깰 때 - 이것은, 죄악의 잠에서 깨어 일어날 때란 말이다
   이제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왔음이니라 - 곧, 신자들이 어느 순간에
별세하여 주님을 만나게 될지 모르므로, 그들이 믿기 시작한 후 시간이 흐른 그  만큼
구원(주님을 만나게 될 것)이 더욱 가까와졌다는 뜻이다.  그러나 다른 학자들은,  이
것이 재림의 접근을 가리킨다고 한다.

 

 롬 13:12

  밤이 깊고 낮이 가까왔으니 - 밤이 깊어지면 낮이 가까와지는 법이다.  죄악이  극
도에 이르는 때는, 하나님의 심판적 간섭이 임한다.  옛날에 죄악이 온  땅에  관영한
뒤에 하나님의 홍수 심판이 왔고, 사사 시대의 암흑이 있은 후 다윗 시대의 광명이 왔
다.  다시, 말라기 선지 이후 400년 간 선지의 음성이 끊어지고 암흑 시대를 이루었으
나, 마침내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광명이 유대을 위시하여 세계에 비췬 것이다.   그리
고 제 5세기부터 15세기까지 교회는 교권주의(敎權主義)의 흑암 속에 바졌으나 16세기
에 종교 개혁의 대광명이 세계에 비췬 것이다.  그처럼 주님의 재림 직전에도, 이  세
상에 죄악의 밤은 깊어질 것이다.  그러나 그 때에 우리는 주님의 재림에  가까운  줄
알고 소망을 가져야 한다.
   여기 12-14 절은, 어거스틴(Augustine)이 밀란(Millan) 지방에서 기도할때에  이웃
에서 들려오는 소녀(小女)의 음성에 "취하여 읽어라"하는 소리를 듣고, 하나님의 명령
으로 알고 집에 들어가 성경을 펼 때에 보게 되어 하나님께  헌신하게  된  말씀이다.  
마리아 테레사(Maria Teresa)는, 어거스틴(Augustine)의 참회록(懺悔錄)을 읽다가  이
사건에 이르러서 그 자신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과 같은 영적 체험을 얻었다고 한
다.

 

 롬 13:13

  단정히 행하고 - 이것은 질서 있는 행위를 가리킨다.  살전 4:12참조.  질서와  규
모는 성경이 항상 역설한다(살전 5:14; 살후 3:6; 고전 14:33).
   방탕 - 이 말의 헬라 원어(*              )는, 식욕과 및 몸의 쾌락을 필요  이상
으로 취하는 것을 가리킨다.
   술 취함 - 이것은 방탕의 결과로 나온다.
   음란 - 이것은 불법하게 또는 과분하게 성적 욕심(性的慾心)을 부리는 악행이다.
   호색 - 곧, 예의를 문란하게 하며 색을 탐하는 행위니, 불결한 언사, 혹은  불결한
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.  라이트푸트(Lightfoot)는, "호색"이란 것이,  공현(公現)
된 정욕주의(情欲主義)의 언행(言行)을 의미한다고 하였다.  그리고 이 말의  어원(語
原)이 다른 사람에게 무례히 행하거나 혹은 난폭하게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.
   쟁투와 시기 - 이 두 가지 말은 서로 인과적 관계(因果的關係)를 가진다.   쟁투는
시기의 원인이 된다.  사람은, 자기로 더불어 사귐이 친밀하고 애정이 깊은  자의  잘 되는 것을 기뻐하게 된다.
   위의 여섯 가지 악은, 각각 한쌍으로 서로 기맥을 통한다.  방탕한고로 술 취한 행
위가 나타나고, 음란한고로 호색의 행위가 나오고, 쟁투하는고로 시기의 행위가  나온다.

 롬 13:14
 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입고 - 이것은, 기독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성령의 보호를 받아 새로워짐을 말함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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